“올 한해도 건강하고 풍요롭기를"
화순읍 연양리 정월대보름 당산제...마을풍요·주민안녕 기원
박미경 기자 | 입력 : 2023/02/06 [08:21]
정월대보름을 맞아 지난 4일과 5일 화순 곳곳에서 마을의 수호신인 당산신에게 마을의 풍요와 주민 안녕을 기원하는 당산제가 올려졌다.
마을의 수호신은 대부분 당산나무다. 당산나무는 마을입구에 자리잡고 마을로 들어오는 액운을 물리치며 마을과 주민들을 지켜준다.
하지만 화순읍 연양2리 양촌마을은 다르다. 연양2리의 당산나무는 마을 입구가 아니라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마을 뒷산에 자리 잡고 있다.
수백년 전, 괴나리봇짐을 짊어진 보부상들이 마을과 마을을 오고가던 시절, 땅의 기운이 가장 센 곳에 나무를 심었고, 그 나무가 당산신이 됐다. 마을입구 질구지나무가 자리를 잡고 각종 질병으로부터 주민들을 지킨다.
할머니, 할아버지 당산은 세월이 흐르면서 아들당산과 손자당산으로 이어지며 3대가 마을을 지키고 있다.
화순군 향토사료에 따르면 양촌마을 당산제가 1777년부터 시작됐다. 주민들은 할아버지, 할머니 당산의 나이를 450여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당산제는 정월대보름 자정, 판어림굿을 시작으로 들당산굿, 천륭굿, 문제비굿, 시암굿, 액막이굿으로 이어지며 밤새도록 진행됐다. 제단이 있는 당산마당에는 밤새 모닥불을 피웠다.
그러나 마을이 고령화되고 주민들의 수가 줄어들면서 이전의 격식을 갖추기 어려워졌다. 당산제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도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수백년간 이어져 온 마을의 전통을 없앨 수는 없어 마을이장을 중심으로 정성껏 음식을 장만하고 풍물을 울리며 매년 정월대보름 당산제를 올린다.
지난 4일 저녁 6시부터 2시간 여 동안 진행된 당산제에는 노문석 이장과 주민 등 10여명이 함께 했다.
주민들은 제단에 제물을 올리고 당산마당에서 풍물을 울리며 악운이 물러나고 마을과 주민들에게 풍요와 안녕이 가득하기를 기원했다.
노문석 이장은 “주민들과 마음과 정성을 당산제를 준비했다”며 “올 한해도 주민모두가 건강하고 평안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할머니 당산 옆에서 노문석 이장 ©화순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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